|
24. 박공우가 상제의 명을 받들어 각처를 순회하다가 어느 곳에서 상제를 믿지 않고 비방하는 것을 듣고 돌아와서 상제께 아뢰니 상제께서 미리 알고 "어디서 무슨 부족한 일을 보고 당하여도 큰 일에 낭패될 일만 아니면 항상 남을 좋게 말하기를 힘쓰라"고 타이르셨도다.
註) 도주님; “황방촌(황희)의 '삼녀지시비 개시(三女之是非 皆是)'의 고사는 모두 좋게 말하라는 뜻이니 알아두라."
言德과 관련한 황희 정승의 일화
(1) 삼녀지시비 개시(三女之是非 皆是)
어느날 황희 정승 집에서 일하는 여자 하인 둘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다가 말다툼을 벌였다.
한참 동안 옥신각신 싸웠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여종 둘은 마침내 황희 정승에게 달려갔다.
먼저 한 여종이 나서서 말했다.
“대감마님, 손님이 오시면 배가 고플 테니 음식부터 장만하는 게 옳지요?”
황희 정승이 대답했다. “오냐, 네 말이 옳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여종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대감마님, 손님을 맞는 데 집안이 어지러우면 예의가 아닌 줄 압니다.
집안을 청소하여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게 우선이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황희 정승은 또 고개를 끄덕이며 옳다고 했다.
이때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부인이 따지듯이 물었다.
“아니, 세상에 그런 대답이 어디 있습니까?
무슨 일이든 한 쪽이 옳으면 다른 쪽이 그른 법인데,
이 말도 옳다고 하고 저 말도 옳다고 하면 대체 어느 쪽이 옳다는 말입니까?”
그러자 황희 정승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허허, 듣고 보니 부인 말도 옳소!”
사람들은 거의 모든 일에 있어서 옳고 그름을 따집니다. 사람 사이의 싸움도 대부분 ‘네가 틀렸고 내가 맞는다’고 따지다가 빚어지죠. 하지만 옳고 그름은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 하인의 말도 그 하인의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고, 다른 하인도 역시 자기 입장에서는 맞는 말입니다. 그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부인도 그 나름의 입장에서는 옳은 말을 한 셈이죠. 또한 황희 정승의 입장에서는 세 사람의 말이 모두 옳고 다 필요한 일인 것입니다. 이는 각자 개인의 사고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일깨워주며 일에 큰 과차가 없는 한 남의 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남을 좋게 이야기하라는 가르침을 지닌 일화입니다.
(2) 황희 정승이 젊은 시절. 그러니까 황희 정승이 고려말기에 관직에 있을 때였다.
도성에서 일을 보고 잠시 쉬기 위해 도성을 빠져나와 논길을 걷는데 왠 농부가
검은 소와 누런 소 두 마리를 이끌며 밭을 갈고 있었다.
그런 농부를 황희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농부가 잠시 쉬기 위해 소를 저쪽에 두고
나무 밑으로 오자 황희는 농부에게 가서 물어보았다.
"두 마리 소중에 어떤 소가 일을 잘합니까?"
그러자 농부는 갑자기 황희를 데리고 멀리 가더니 거기에서
황희의 귀에 대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검은 소는 꾀를 부리지만 누런 소는 일을 잘하지요"
그런 농부를 보고 황희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하찮은 소를 보고 물어보는데 어찌하여 여기까지 와서
귀에까지 대고 속삭일 필요가 무엇이 있습니까?"
그랬더니 농부는 약간은 노기를 띠며 황희에게 말했다.
"글을 배운 선비라는 자가 무슨 그런 말을 하시오!
아무리 소같이 하찮은 동물이라도 자신에게 나쁜 말을 하면 싫어하는 법이오.
그래서 이렇게 소를 피해서 여기서 귀에 대고 속삭인 것이오!"
그 말을 듣고 황희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매우 경솔하게 행동하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시골의 농부도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내는데
글을 배운 선비라는 자가 이렇게 경솔하게 행동하였음을 느끼자
갑자기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농부에게 자신의 편견을 고쳐주어서 고맙다고 얘기하려고
농부가 있던 곳으로 얼굴을 돌리자 그 두 마리 소와 농부는 온데 간 데가 없었다.
그러자 황희는 하늘이 자신의 편견을 고쳐주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구나하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경솔한 언행을 삼가야겠다는 자각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날은 과학이 발달하여 물의 결정사진을 통하여 사람의 말과 글, 마음에 반응하여 아름다운 물 결정을 나타내기도 하고 추하고 어그러진 결정구조를 보이는 실험사진이 공개되어 세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식물 또한 아름다운 음악에 반응하여 그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 실험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동물 또한 사람들의 마음상태에 반응합니다. 마음이 열린 사람이 동식물과 대화하고 동물 또한 그런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무생물인 물과 동식물이 이러할 진데 사람이나 신명은 오죽하겠습니까? 언덕을 잘 가지는 것은 화목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시금석입니다.
36. 상제께서 종도들이 풍·우·한·서(風雨寒暑)에 따라 불편을 아뢸 때마다 천기를 돌려서 편의를 보아주시니라. 하루는 상제께서 "너희들이 이후로는 추워도 춥다 하지 말고 더워도 덥다 하지 말고 비나 눈이 내려도 불평하지 말라. 천지에서 쓸데가 있어서 하는 일이니 항상 말썽을 부리면 역천이 되나니라"고 말씀하셨도다.
註) 우리 수도인들은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에 비가온다거나 눈이 온다고 하지 않고 비가 오신다, 눈이 오신다라고 표현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비가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말하지 않고, 수증기가 결정되어 낙하한다고 분석하지 않고, 비가 "오신다"고, 마치 손님이 오시듯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자연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나 분석하여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 조상들은 흙이나 공기, 날씨와 물, 바람, 햇빛, 공기, 구름, 들풀들, 나무와 곡식들, 뛰노는 동물들, 산, 내(川), 바다를 모두 통일적 생명체로 대했고, 공경했던 것입니다. 이 공경하는 마음은 이 세상의 온갖 사물 속에 신성이 갖추어져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행록 1장
11. 상제께서 어려서부터 성품이 원만하시고 관후하시며 남달리 총명하셔서 뭇 사람들로부터 경대를 받으셨도다. 어리실 때부터 나무심기를 즐기고 초목 하나 꺾지 아니하시고 지극히 작은 곤충도 해치지 않을 만큼 호생의 덕이 두터우셨도다.
註) 호생지덕(好生之德) ; 산에 가서 초목을 해치면 초목과 척이 맺히고 물을 더럽히면 물과 척을 맺게 됩니다. 미물이라 할지라도 살아있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의 생동감과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의 영롱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호생지덕을 지닌 도인의 성품입니다.
행록 3장
49. 또 상제께서 이 해 겨울에 그에게 잘 기억해 두라고 이르시면서 시를 외우셨도다.
處世柔爲貴 剛强是禍基 發言常欲訥 臨事當如癡
急地尙思緩 安時不忘危 一生從此計 眞皆好男兒
註) 처세에는 부드러움을 귀하게 여기라
강하고 억센 것은 화의 기초니
말을 할 때는 항상 더듬기를 바라고
일에 임하여서는 마땅히 어리석은 듯이 하라
급한 곳에서는 오히려 완만함을 생각하고
편할 때 위급함을 잊지 말라
일생 동안 이 계책을 따른다면 진정 호남아라 하리라.
행록 4장
15. 四월에 들어 심한 가뭄으로 보리가 타니 농민들의 근심이 극심하여 지는도다. 종도들도 굶을 걱정을 서로 나누니 상제께서 "전일에 너희들이 보리를 없애버림이 옳다 하고 이제 다시 보리 흉년을 걱정하느냐. 내가 하는 일은 농담 한 마디라도 도수에 박혀 천지에 울려 퍼지니 이후부터 범사에 실없이 말하지 말라"고 꾸짖으셨도다. 그리고 상제께서 전주 용두리 고개 김 낙범에게 들러 거친 보리밥 한 그릇과 된장국 한 그릇을 보고 "빈민의 음식이 이러하니라"고 하시면서 다 잡수셨도다. 갑자기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기 시작하더니 삽시간에 큰 비가 내리니 말라죽었던 보리가 다시 생기를 얻게 되었도다.
18. 상제께서 전주 불가지(佛可止) 김성국(金成國)의 집에 가 계실 때의 어느 날 김덕찬을 불러 그에게 말씀하셨는데 그는 그 말씀을 귓가로 들었도다. 이것을 알아차리시고 상제께서 덕찬에게 "이제 용소리 김의관(金議官)의 집에 가서 자고 오너라"고 이르시니 그는 명을 좇아 용소리로 떠나느니라. 그가 김의관의 집 근처에세 취한으로부터 심한 곤욕을 당하고 불가지로 돌아오니라. 상제께서 문 바깥에 나와서 그가 오는 것을 보고 왜 자지 않고 되돌아오느냐"고 물으시니라.덕찬이 공연히 보내어 봉변만 당한 것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도다. 상제께서 덕찬과 함께 방안에 들어오셔서 술을 권하며 가라사대 "사람과 사귈 때 마음을 통할 것이어늘 어찌 마음을 속이느냐" 하시니 그는 상제를 두려워하니라. 그 후부터 덕찬은 지극히 적은 일에도 언행을 삼가하였도다. 상제께서 두 달 동안 용소리 시목정(龍巢里枾木亭)에 계시면서 이곳 저곳의 종도들의 집에 다니셨도다.
37. 무신년 여름에 문공신이 동곡에 와서 상제께 배알하니라. 그 자리에서 상제께서 그를 보고 "네가 허물을 뉘우치고 습성을 고치지 아니하면 앞날에 난경이 닥쳐오리라"고 꾸짖고 타이르셨도다.
40. 상제께서 하루는 공우(公又)를 데리고 어디를 가실 때 공우에게 우산을 사서 들게 하셨도다. 공우는 상제께서는 원래 우산을 받는 일이 없었고 비록 비오는 날 길을 가실지라도 비가 몸에 범하는 일이 없었던 일을 생각하여 이상히 여기더니 뜻밖에 비가 오는도다. 상제께서 공우에게 우산을 받으라 하시니 공우는 상제께 받으시길 청하여 서로사양하다가 함께 비를 맞아 옷이 흠뻑 젖으니 상제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뒤로는 우산을 들지 말라. 의뢰심과 두 마음을 품으면 신명의 음호를 받지 못하나니라"고 하셨도다.
교운 1장
16. 원일이 자기 집에 상제를 모시고 성인의 도(道)와 웅패의 술(術)을 말씀들었도다. 그것은 이러하였도다. "제생 의세(濟生醫世)는 성인의 도요. 제민혁세(災民革世)는 웅패의 술이라. 벌써 천하가 웅패가 끼친 괴로움을 받은 지 오래되었도다. 그러므로 이제 내가 상생(相生)의 도로써 화민 정세하리라. 너는 이제부터 마음을 바로 잡으라. 대인을 공부하는 자는 항상 호생의 덕을 쌓아야 하느니라. 어찌 억조 창생을 죽이고 살기를 바라는 것이 합당하리오."
49. 상제께서 경석의 집에 계실 때 이런 일이 있었도다. 그의 사촌형이 술에 만취되어 찾아와서 경석에게 수없이 패설하는 데도 그는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기에 더욱 기승하여 횡포를 부리다가 나중에 지쳐서 스스로 돌아가니라. 상제께서 그것을 보시고 경석에게 "너의 기운이 너무 빠졌도다. 덕으로만 처사하기는 어려우니 성(聖) 웅(雄)을 겸하라"고 당부하셨도다.
제생
30. 十八·九세 된 소년이 광산에서 일하다가 큰 돌에 맞아 다리가 부러지고 힘줄이 끊어지면서 다리를 오그리지 못하고 몸도 자유롭게 굽히지 못하는지라. 그 소년이 상제께서 전주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서 고쳐주시기를 간청하므로 상제께서 "남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내 눈에서는 피가 흐르느니라. 위로 뛰어 보라" 이르시니 그 소년이 힘주어 몸을 세우면서 위로 뛰니 오그라졌던 다리가 펴지니라. 이것은 혈맥과 뼈에 충동을 주게 한 것이니라고 말씀하셨도다.
32. 상제께서 어느 날 종도들과 함께 가시다가 한 주막에 들어가셨도다. 상제께서 그 집 주인을 보시더니 "저 사람이 창증으로 몹시 고생하고 있으니 저 병을 보아주라"고 종도들에게 이르시고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신민 재지어지선(大學之道在明明德在新民在止於至善)"을 읽히시니라. 집 주인은 물을 아래로 쏟더니 부기가 빠지는도다. 상제께서 웃으시며 "너희들의 재조가 묘하다"고 말씀하시고 다시길에 오르셨도다.
註) 病이란 영어권의 어원을 보아도 Disease = dis(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사) +ease(편함) ; 편치 않음, 불편한 것이 곧 병입니다. 그러니 안심 안신이 대병의 약이죠. 병이란 천지자연의 순리에 거스르고 생명의 법칙에 위배된 생활습관과 마음가짐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대학의 가르침과 같이 마음에 신성의 빛을 밝히고 남을 잘되게 하고자하는 지극한 선에 머물면 제병은 자연히 물러나게 됩니다.
예시 46. 상제께서 하루는 "천지 대팔문(天地大八門) 일월 대어명(日月大御命) 금수 대도술(禽獸大道術) 인간 대적선(人間大積善) 시호시호 귀신세계(時乎時乎 鬼神世界)"라 써서 신경수의 집에 함께 살고 있는 공우(公又)를 주어 경수의 집 벽에 붙이게 하시고 가라사대 "경수의 집에 수명소(壽命所)를 정하노니 모든 사람을 대할 때에 그 장점만 취하고 혹 단점이 보일지라도 잘 용서하여 미워하지 말라" 하셨다. 이 때에 또 형렬(亨烈)에게 가라사대 "法이란 것은 서울로부터 비롯하여 만방(萬方)에 펼쳐 나가는 것이므로 서울 경자(京字) 이름 가진 사람의 기운을 써야 할지로다. 그러므로 경수(京洙)의 집에 수명소(壽命所)를, 경학(京學)의 집에 대학교를, 경원(京元)의 집에 복록소(福祿所)를 각각 정하노라" 하셨도다.
|